[결혼 준비 일기] 1. 결혼 준비 현실 체감기: 사랑보다 현실이 먼저 다가올 때, 나를 돌아보다

결혼 준비를 시작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사랑’보다 ‘현실’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

예산 부담의 큰 부분을 내가 맡게 됐다.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해 꾸준히 돈을 모았던 덕이었다.

반면 예비 신부는 대학원 졸업 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단계였다. 게다가 예비 신부의 집안에서는 아버지의 퇴직 전에 결혼하길 바라는 분위기가 있었고, 우리는 빠르게 결혼을 준비해야 했다.

그 현실을 마주할수록 불안감이 커졌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인데, 왜 이렇게 외롭고 버거운 걸까.

예비 신부는 명품백이나 프러포즈링처럼 남들이 다 한다는 걸 직접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다.

다만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결혼식을 조금 더 완성도 있게 만들고 싶어 했다.

나는 예산 안에서 최대한 절약하며 부담을 줄이려 했지만, 그럴수록 ‘결혼 시세를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다.

이해받지 못한다는 서운함과, 금전적인 책임을 혼자 지는 듯한 무게감이 겹치며 마음이 점점 지쳐갔다.

금전적인 부담을 느끼는 시점과 소비 기준이 서로 달랐다. 그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게 문제였다.

그 순간 느낀 감정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현실과 감정이 부딪히는 낯선 충돌이었다.

서로의 감정이 결국 맞부딪쳤다.

예비 신부는 내 지나친 저비용 위주의 태도에 서운함을 느꼈고, 나는 내 부담을 당연하게 여기는 듯한 상황에 지쳐 있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힘들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가 상처로 남는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끝내 대화를 통해 화해했다.

그때서야 알았다.

예비 신부의 선택들은 사치가 아니라, 결혼이라는 새로운 삶을 ‘기억에 남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었다는 걸.

한편으로 내 감정을 존중해 주고, 내가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기다려주며 대화를 이끌어준 예비 신부의 배려가 고마웠다.

예비 신부 역시 내가 큰 부담을 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 점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예산 안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려 했다고 했다. 그리고 욱했던 말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

서로의 인정, 존중, 고마움, 미안함, 이해가 있었기에 그 감정의 매듭은 단단하게 풀릴 수 있었다.

그 대화 이후 우리는 비수기, 오후 타임이지만 조건이 괜찮은 웨딩홀을 좋은 가격에 계약할 수 있었다.

이제 본격적인 결혼 준비가 시작된다.

이 과정을 겪으며 깨달았다.

사랑만으로 결혼은 유지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현실만 바라보는 결혼은 사랑을 쉽게 말라버리게 만든다.

결혼은 완벽하게 나누는 계약이 아니라, 서로의 결이 다른 두 사람이 맞춰가는 과정이다.

나는 이제 그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하려 한다.

이 이야기가 같은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방향이 되길 바라며,

이것이 내 결혼 준비 일기의 첫 번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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